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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침묵 속에 자라는 병, 그러나 희망은 있다

by 에이플러스클린 2025. 8. 14.

췌장암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마음 한 켠이 무겁게 내려앉습니다. 췌장이라는 장기는 우리 몸 깊숙이 숨어 있어 평소엔 존재조차 잘 느끼지 못하지만, 이곳에 암이 생기면 그 파급력은 조용하면서도 치명적입니다. 무엇보다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어서 발견이 늦어지고, 그로 인해 치료가 어려운 암 중 하나로 알려져 있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희망이 전혀 없는 건 아닙니다. 원인과 치료 방법을 차근차근 짚어보면서, 이 병이 우리 삶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도 살펴보겠습니다.

1. 췌장암의 주요 원인

췌장암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도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여러 연구에서 위험 요인이 밝혀졌습니다. 우선 흡연은 가장 강력한 위험 요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담배 속 발암물질이 혈액을 타고 췌장에까지 도달해 DNA 손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죠. 만성 췌장염이나 당뇨병같은 기존 질환도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당뇨는 췌장 기능과 직결되기 때문에, 오래 앓을수록 세포의 비정상적 변화를 촉진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고지방·고칼로리 식단, 비만, 과도한 음주, 가족력등도 원인으로 거론됩니다. 일부 경우에는 유전적 돌연변이가 발병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기도 하죠. 유전자는 우리가 바꿀 수 없지만, 생활습관은 다르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위험 요인을 줄이는 것이 곧 예방의 첫걸음입니다.

2. 증상이 늦게 나타나는 이유

췌장은 위 뒤쪽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 종양이 자라더라도 겉으로 드러나는 변화가 거의 없습니다. 초기에는 피로감, 식욕 저하, 복부 불쾌감 정도로만 나타나서 소화가 안 된다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습니다.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황달, 체중 급감, 심한 복통 같은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그 시점에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이 바로 췌장암이 침묵의 암이라 불리는 이유입니다.

3. 치료 방법

췌장암 치료는 병기와 환자의 전신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1. 수술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종양을 절제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진단 당시 약 15~20% 정도의 환자만이 수술이 가능할 정도로 병이 덜 진행된 상태로 발견됩니다. 대표적으로 휘플 수술(Whipple procedure)’이 있습니다.

2. 항암화학요법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재발 방지를 위해 시행됩니다. 젬시타빈(Gemcitabine) 같은 약물이 흔히 사용됩니다. 최근에는 약물 조합과 면역치료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3. 방사선 치료종양의 크기를 줄이거나 통증을 완화하는 데 쓰입니다. 수술 전후 또는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4. 표적치료·면역치료유전자 변이 분석을 통해 특정 표적을 겨냥하는 치료법도 점차 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BRCA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PARP 억제제가 사용될 수 있습니다.

4. 환자와 가족의 마음

의학적 설명만으로는 췌장암을 온전히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이 병은 환자뿐 아니라 가족의 마음까지 깊이 파고듭니다. 불안과 두려움, ‘왜 하필 나인가하는 자책이 뒤섞이죠. 치료 과정에서의 고통과 부작용, 생활의 제약은 환자를 지치게 합니다. 그래서 의사와 간호사뿐 아니라 심리상담사, 사회복지사 같은 다학제 팀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이 병과 싸우는 데는 의학적 치료와 더불어 사람들의 마음과 손길이 함께해야 합니다.

5. 희망을 놓지 않는 이유

췌장암의 생존율은 낮지만, 꾸준한 연구와 신약 개발로 상황은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특히 조기 진단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전보다 더 많은 환자가 수술 기회를 얻고 있습니다. 건강검진에서 복부 초음파나 CT를 주기적으로 받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위험 요인을 줄이고, 몸의 작은 변화에도 귀 기울이는 것이 생명을 구하는 시작입니다.

 

췌장암은 무겁고 두려운 이름이지만, 그렇다고 삶을 포기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원인을 이해하고, 치료법을 알고, 주변의 지지를 받는다면 우리는 여전히 싸울 힘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 힘은 어쩌면 의학보다 더 큰 기적을 만들어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