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 심장이 보내는 마지막 경고
심근경색은 심장 근육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일부 조직이 괴사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관상동맥이라는 심장 전용 혈관이 갑작스럽게 막히면 혈류가 끊기고, 몇 분 만에 심장 세포가 손상되기 시작한다. 그 원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동맥경화다. 혈관 벽 안쪽에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찌꺼기가 쌓이며 혈관이 점점 좁아지고, 그 위에 혈전이 생겨 혈관을 완전히 막아버린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흡연, 비만, 운동 부족, 과도한 스트레스가 주요 위험 요인이다. 특히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전을 잘 생기게 만들어 심근경색 위험을 몇 배나 높인다. 나이가 들수록, 그리고 가족 중 심혈관질환 이력이 있을수록 발병 가능성은 더 커진다.
증상은 예고 없이, 그리고 강렬하게 찾아온다. 가슴 중앙을 거대한 돌덩이가 짓누르는 듯한 통증이 수분 이상 지속되며, 통증이 어깨, 목, 등, 턱, 팔로 퍼질 수 있다. 숨이 가빠지고 식은땀이 흐르며, 구토나 심한 불안감, 어지럼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환자가 이런 전형적인 증상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특히 여성, 노인, 당뇨 환자에게서는 명확한 흉통 없이 소화불량, 가벼운 답답함, 피로감 등 애매한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래서 “참으면 나아지겠지” 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심근경색은 증상 발생 후 1시간 이내, 이른바 골든타임에 치료를 시작해야 생존율이 급격히 높아진다. 시간을 놓치면 심장 기능이 크게 떨어지고,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예방은 생각보다 단순하지만, 꾸준히 지키는 것이 어렵다. 첫째, 금연. 한 개비의 담배도 심장을 위협하는 독이 된다. 둘째, 식습관 개선. 기름진 육류, 가공식품, 짠 음식, 설탕이 많은 음료는 줄이고, 채소·과일·통곡물·견과류·생선처럼 심장 건강에 좋은 식품을 늘린다. 셋째, 운동. 하루 30분 이상, 주 5회 정도 빠르게 걷기나 자전거 타기, 수영 같은 유산소 운동을 권한다. 넷째, 정기검진.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이상이 있다면 즉시 관리한다. 다섯째, 스트레스 관리. 마음이 계속 긴장하면 혈압과 심박수가 올라가고, 혈관이 수축돼 심장에 부담을 준다. 명상, 심호흡, 취미 활동을 통해 마음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심장은 매 순간 우리를 살리기 위해 쉴 틈 없이 뛴다. 그러나 무심히 혹사당한 심장은 언젠가 힘이 다해 멈출 수도 있다. 우리는 종종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무시하고, 일상에 치여 건강을 뒤로 미룬다. 하지만 한 번 막힌 혈관은 완전히 되돌리기 어렵고, 회복하더라도 예전처럼 강한 심장을 되찾기는 힘들다. 지금 이 순간 잠시 숨을 고르고, 식탁 위 소금 한 꼬집을 줄이고, 한 정거장 먼저 내려 걸어가 보는 건 어떨까. 그 작은 선택이 내일의 심장을 살릴지도 모른다. 결국 심장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오늘부터 나를 조금 더 아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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